헤레일의 마비노기(05~06)

(28) 남겨진 자들 - 외전

해사1 2009. 10. 7. 00:02


라비던전의 보스룸에 들어서면 서큐버스는 노래를 부릅니다.

- 라라, 라라... 돌아올때는 그 칼을 던져버려요
당신께 다가갈 때 그 칼에 비치는 내모습이 내가슴을 아프게 한답니다.


저 노래를 만든 이는 (스포) 던바튼의 크리스텔이라고 하지요.
마을npc들과의 대화에서 알게 된 정보였던 것 같습니다.
(메인퀘스트 진행 중에 알았던 걸 수도 있지만)

왜 서큐버스들은 자신들을 배신한(?) 그녀가 만든 노래를 계속 읊조리는 걸까.
궁금했었습니다. 분명 신경쓰고 있구나, 잊으려고 그러는구나. 아니 잊지 않으려고 저러는 거구나...
차라리 (스스로를 납득하기 위해) 충격을 받았을 때의 행동을 되풀이하는 '심리적 외상' 같은 것?
왠지 그런 느낌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잊지 않는다면 <무엇>을...?

그들에게 남아있는 감정은 그저 분노만은 아니었을텐데요.
감정이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니까요.
그저 분노만 하고 있었다면 그녀를 떠올리게 만드는 저런 노래, 부르고 있지도 않을테고.

보시다시피, 저 이야기는 
던전의 보스룸에 들어온 여행자와 (혼잣말처럼) 대화한다-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일인칭 관찰자에 가까운 시점으로 그린 것입니다.
곧 죽어(여)버릴 상대라면 자존심 강한 서큐버스라도 자신의 속내를 내비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어쩌면, 그저 (인간이 아닌) 그녀에겐
뒤끝없이 자신의 덧자란 감정들을 구겨버릴 수 있는
'감정의 쓰레기통'이 필요했던 것일지도 모르죠.